우드버닝 아티스트 김고은의 ‘찰나’ 기록법
작성자최고관리자
등록일2025-04-01
조회수 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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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그 사라짐을 태워 붙잡다
우드버닝 아티스트 김고은의 ‘찰나’ 기록법
“뭘까, 이 아련함은….”
한동안 멍하니 바라봤다. 질감이 부드러워 마음이 오랫동안 고요했다. 오후 햇살이 적막한 공기 속에 스며들던, 오래전 어느 한 장면이 아스라이 떠올라 정신이 아득해졌다. 훗날 알게 되었지만, 김고은 작가는 작품 속 ‘그림자’를 ‘우드버닝(Woodburning)’ 기법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김고은 작가는 현재 경기도 동탄신도시에서 ‘고은쌤의 버닝공방&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2014년 문을 열었으니, 올해로 10년이 되었다. 이곳은 국내에서 우드버닝만을 전문으로 교육하는 유일한 공방으로 알려져 있다. 2014년은 <고은쌤의 우드버닝> 제목의 국내 최초의 우드버닝 가이드북을 펴냈다. 책은 우드버닝 개념부터 도구 사용법, 채색과 마감, 그리고 작품 제작에 이르기까지 우드버닝 전반을 다뤄, 우드버닝 입문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안내서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또한, 2017년 <그림자 일상 속 순간>, 2022년 <찰나의 기억>이라는 두 차례의 우드버닝 개인전을 열며 작가로서의 활동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가이드북을 펴냈다.
이렇듯, 김고은 작가는 우리나라 우드버닝 분야에서 중심적 역할을 해오고 있다. 우드버닝은 나무 표면을 고열의 도구로 지져 그림이나 글자를 새기는 공예 기법이다. 펜처럼 생긴 전용 인두를 이용해 나무를 태우듯 눌러 작업하며, 연필로 밑그림을 그린 뒤 따라 그리거나 프리핸드로 직접 표현하기도 한다. 완성된 작품은 그을린 자국 특유의 자연스럽고 빈티지한 질감을 내며, 도마나 트레이, 간판 등의 형태로도 활용된다. 최근에는 초보자용 키트가 다양하게 출시되어 있어, 누구나 손쉽게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취미로 주목받고 있다.
미술 전공자가 작업 세계를 우드버닝으로 확장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우드포럼에서 김고은 작가를 만나야 하는 이유는 분명했고, 충분했다.
글 | 장영남 인테리어 전문기자 jekyll13@naver.com
우드버닝은 회화와 조소의 접점이다
Q. 회화와 조소를 전공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작품 활동은 우드버닝에서 활발하게 펼치고 계십니다. 우드버닝에 얽힌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어요. 예술고등학교 회화과에 진학했는데, 조소에도 관심이 있어 조소과를 기웃거리기도 했고요. 마침, 대학이 학과제에서 학부제로 전환되어 순수미술학부로 입학했고, 전공은 조소를 선택했습니다. 그래도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회화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어 결국 복수전공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회화를 전공할 때도 ‘표현매체’와 ‘판화’ 과목을 주로 들었습니다.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방식에는 크게 관심과 흥미가 없어서 관련 과목은 거의 듣지 않았어요.
생각해 보면, 제 관심사는 늘 그렇게 회화와 조소에 걸쳐져 있었던 것 같아요. 대학원에 진학하고 나서는 어떤 작업을 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내가 진짜 관심 있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게 뭘까” 스스로 묻던 끝에 떠오른 게, ‘그림자’였어요. 어릴 적 그림자놀이도 참 좋아했거든요. 그림자 위에 그림자를 덧붙이면서 놀았죠. 그림자는 제 상상력을 자극하는 존재였습니다. 대학원에서는 설치미술과 사진 작업으로 이 그림자를 표현했습니다.

졸업 후, 그림자 작업을 어떻게 이어가야 할지 고민하던 어느 날 ‘우연히’ 인터넷에서 우드버닝 작품을 보게 되었어요. 나무 위에 선으로 그려진 되게 단순한 그림이었는데, 예상치 못한 충격에 “이게 뭐지?”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단숨에 완전히 매료되었죠. 그게 2009년이었는데, 우리나라에 버닝기가 막 들어오던 시기였어요.
버닝기를 구입하려고 업체를 찾았더니, 오히려 그쪽에서 저에게 관심을 보였습니다. 전공자라고 하니, 마침 협회를 창립하고 버닝기를 본격적으로 보급하려던 차라며 같이 일하자는 제안을 해왔습니다. 집 앞까지 찾아오실 정도로 굉장히 적극적이셨어요. 그렇게 버닝 관련 협회에서 교육 담당자로 활동하게 되었고, 외국 서적을 참고해 우드버닝을 생활공예로 풀어낸 커리큘럼을 개발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아 관련 정보가 국내에는 거의 없었거든요.
Q. 버닝협회 관계자분을 만난 게 큰 계기가 되었군요. 본격적으로 우드버닝을 표현 매체로 한 작품 활동을 하기 전인데, 이때 느낀 우드버닝의 매력은 무엇이었습니까.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캔버스’가 아닌 ‘나무’에 그린다는 것이었습니다. 색칠이나 물감으로 그려내는 게 아니라, ‘태워서’ 표현할 수 있다는 자체가 정말 매력적이었습니다. 저는 우드버닝이 회화와 조소의 접점에 있는 매체라고 생각합니다. 회화와 조소에 두 장르에 흥미를 느끼는 저에게 이런 특성은 끌릴 수밖에 없는 요소였죠.

수십만 년 동안 불을 중심으로 산 우리에게, 불에 대한 기억은 ‘생존’과 ‘안전’이다.
Q. 우드버닝을 처음 접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우드버닝을 배우러 오시는 분들은 어떤 분들이신가요.
A. 기업체 같은 곳에 강의를 나가보면, 처음에는 상당히 시큰둥하고 심드렁한 반응이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작업을 시작하면 눈빛이 달라져요. 나무가 안으로 검게 타들어 가는 모습에 흥미를 느끼고, 연기가 피어오르며 타는 모습에 재미를 느낍니다. ‘태운다’라는 행위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시는 것 같아요. 누구나 어릴 적 한 번쯤은 불장난해보잖아요. 그런 장난의 연장선에서 우드버닝을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공방에 오시는 분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뉩니다. 하나는 나무를 좋아하는 분들, 다른 하나는 나무 타는 향을 좋아하는 분들입니다. 전자는 대체로 서각이나 목공 같은 이미 다른 형태의 목공예를 하고 계신 경우가 많고요. 의외로 나무 타는 향에 끌려 우드버닝을 시작하는 분들이 꽤 많으신데, 이런 분들은 ‘향에 얽힌 추억’이 있으세요. 아궁이에 불 때던 그 시절의 기억이나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맡았던 나무 타는 냄새 같은 것들이죠. 나무 타는 향이 좋아서 늦가을이 되면 논에 나가 낙엽을 태우신다는 분도 계셨고요. 이분들께서 공방에 오시면 온통 태우십니다. ‘그리는’ 방식보다 ‘태우는’ 방식에 가까운, 연소의 양이 많은 작업을 더 즐기시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진=아사달, “전통문화_아궁이_832152”, 한국저작권위원회 공유마당, CC BY
실제로 우드버닝은 힐링과 치유 효과가 큽니다. 힘든 시기에 탈출구 삼아 시작한 우드버닝 덕에 생활의 균형을 되찾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처음에는 힘든 내색 없이 조용히 작업하셨던 분들이 시간이 지나 안정을 찾으면 그동안의 힘들었던 시간을 조심스레 털어놓곤 하십니다.
저 역시 우드버닝이 지닌 치유의 힘을 믿어요. 작업할 때마다 제가 직접 느끼는 힐링과 카타르시스가 있기에, 다른 분들도 분명 비슷한 감정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해요. 특히 우드버닝은 이미지를 그려내는 데 그치지 않고, 나무가 주는 따뜻한 감성과 향까지 더해져 그 치유 효과가 배가된다고 생각해요.
Q. 나무마다 타는 냄새가 다를까요.
A. 나무를 태우면, 그 나무의 열매에 가까운 향이 피어납니다. 체리를 태울 때는 달콤한 향이, 월넛은 호두의 구수한 향이, 은행나무는 은행을 밟았을 때 맡았던 그 냄새가 납니다. 자작은 편안하고 구수한 향을 내고요. 그런데 또 사람마다 이 향이 다르게 느껴지고도 하고요.


Q. 나무를 태우면 나무의 열매 냄새가 나다니, 신기합니다. 목재가 우드버닝 작업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도 말씀해 주세요. 수종, 밀도, 결 방향, 수분 함량, 표면 가공 상태(샌딩, 오일 마감 등) 등에 따라 달라질 것 같습니다.
A. 모든 나무를 태울 수 있지만, 작업에 적합하지 않은 나무들도 더러 있습니다. 티크처럼 유분이 많은 나무는 태울 때 향이 강해 제외하는 편입니다. 물론 감수하고 사용할 수도 있지만, 추천하진 않아요. 또 색이 진한 나무들은 글씨나 단순한 선 작업에는 무리가 없지만, 여러 톤이 섬세하게 들어가는 도안에는 적합하지 않아 제외합니다. 나무 본래의 색에 명암이 묻혀 섬세한 표현이 어렵기 때문이죠. 진액이 많아서 태울 때 지글지글 끓어오르는 나무도 마찬가지로 피하고요.
표면이 단단하고 부드러운 나무가 있는데, 이것도 구분해 사용합니다. 단단한 나무는 선이 뚜렷하게 살아나 정교한 표현에 적합하고, 부드러운 나무는 마치 붓으로 삭 그린 듯 은은하게 번지는 느낌을 낼 수 있어요. 표현하려는 느낌에 맞춰 표면 경도를 선택하면 됩니다.


또한, 결이나 무늬가 굉장히 예뻐 그 자체가 그림 같은 나무들이 있습니다. 이런 나무는 조금만 손길이 닿아도 훌륭한 작품으로 완성됩니다. 원목을 그대로 이용할 때, 이런 나무를 만나게 되는데, 국내에서는 주로 은행나무를, 해외에서는 메이플을 많이 씁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메이플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 수입이 잘되지 않고 대형 사이즈도 거의 유통되지 않아 구하기 어렵습니다.
표면 가공은 보통 220~400방 사포로 마무리합니다. 사포질을 지나치게 많이 하면 펜이 미끄러져 작업하기 어렵고요. 반대로 표면이 너무 거칠어도 작업이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의도적으로 대패질만 한 표면에서 작업하면 울퉁불퉁 유화와 같은 질감을 표현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나무의 건조 상태입니다. 기본적으로 함수율 11% 이하로 잘 건조된, 밝은색의 나무가 적합합니다. 이런 면에서 자작나무 합판이 가장 흔히 쓰이는데요. 색감이 밝고 크기 선택도 자유로워 활용도가 높습니다. 백색에 가까운 바탕색은 제 작업 스타일과도 잘 어울려 개인적으로도 특히 선호하고요.
기억하지 못하는, 그렇지만 소중했던 ‘내가 흘려보내는 어떤 것들’
Q. ‘그림자’, ‘찰나’, ‘기억’을 주제로 한 개인전을 두 차례 였습니다. 어린 시절 그림자놀이를 즐겼다고도 하셨는데, 그림자에 그토록 매료된 깊이 이유가 궁금합니다.
A. 우리 곁에는 소중하지만, 너무 익숙해서 무심히 흘려보내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그림자도 그중 하나입니다. 그림자는 찰나입니다. 순식간에 생겼다가 사라지는 그 현장, 그 장면, 그 시간을 저는 사진으로 남기고 그림으로 옮깁니다. 그림자를 우드버닝으로 표현한 제 작업을 통해, 잠시나마 “내가 흘려보내는 어떤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기를 바라죠.
그림자를 단순히 그려 넣는 것이 목적이라면 캔버스도, 화선지도 좋습니다. 실제로 화선지에 번짐 효과를 활용해 그림자를 표현하는 분도 계시고요.
그러나, 우드버닝으로 그림자를 그린다는 건, 나무 표면을 재로 만들어 ‘찰나’를 붙잡는 일입니다. 결국, 우드버닝으로 남긴 그림조차 언젠가는 사라지죠. 모두 허상이에요. 실제로 우드버닝은 시간이 흐르면 점차 바래는 특성이 있습니다. 나무 자체가 환경에 영향을 받으며 자연스레 변색하니 변하지 않을 수가 없죠.
우드버닝에서는 이런 특성을 단점으로 보지만, 제 작업에서는 오히려 그 점이 잘 맞습니다. 차츰 사라져간다는 그 ‘본질’이야 말로, 제가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감정과 가장 잘 깊이 닿아 있으니까요.
단지 검지 않다, 겹겹이 쌓인 그 다층적 색감
Q. 면을 중심으로 표현하는 우드버닝은 흔히 볼 수 있는 방식이 아닌데요. 작가님의 작품을 본 사람들은 주로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요.
A. “커피로 그린 그림이냐?”라고 묻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감이나 커피를 스며들게 한 듯한 번짐 효과로 보시는 거죠. 무엇보다 표면을 요철 없이 고르게 태워진 걸 보고는 다들 신기해하십니다. 우드버닝을 해본 분들조차도, 자신이 알고 있던 방식과 달라 놀라워하시고요.
보통 우드버닝은 선으로 나무에 뭔가를 그려 넣는 작업으로 여깁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하는 우드버닝의 가장 큰 매력은 ‘불로 태워 생겨나는 색’에 있습니다. 단순히 이미지를 그려 넣는 것을 넘어, 면 전체를 태우며 생기는 색의 결, 그 겹겹이 쌓인 깊이에 매료됩니다.


어떤 나무를 태웠느냐에 따라서 색감도 달라지는데요. 소나무 계열은 노란빛이 감도는 갈색, 자작나무는 고동색에 가까운 진한 브라운, 채리는 붉은 기운이 도는 갈색을 띱니다. 또한 같은 나무라도 얼마나 태우느냐에 따라 다른 색감이 나오는데, 이런 다층적 색감이야말로 제가 우드버닝에서 가장 큰 매력을 느끼는 지점입니다.
강의 시간에서도 이 주제에 대해 자주 설명하게 되더라고요. 대부분 선팁으로 윤곽을 그리고 면팁으로 간단히 그림자를 살짝 넣지만, 저는 반대로 면팁을 중심으로 사용하고 선팁은 묘사하는 데 사용합니다. 이 점이 다른 우드버닝 작업과 구별되는 점이기도 하고요.
Q. 현재 우드버닝은 생활공예에 머물러 있는데요. 산업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분야는 없을까요.
A. 우드월의 포인트 타일이나 보통 카페 메뉴판에 활용되는 초크아트 정도가 현재로서는 가장 실현 가능한 영역이지 싶습니다. 실제로 스타벅스에서도 한때 초크아트 메뉴판을 도입한 적이 있었습니다. 국내에서도 초코아트 시장이 형성되는 듯했지만, 곧바로 초코아트처럼 보이도록 하는 인쇄물로 빠르게 돌아서더군요. 우드 타일이나 카페용 나무 메뉴판 작업을 의뢰해 오시는 분들이 지금도 많지만…, 결국 비용의 문제 같습니다.
온전히 내게 몰입하는 시간 허락하는, 우드버닝은 내게 ‘행복’이다
Q. 공방 운영 문은 언제 여는지요. ‘순수미술 작가와’ ‘공방 강사’라는 두 역할이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지도 궁금합니다. 무엇보다, 행복한지요.
A. 주 2회, 아침 10시부터 5시까지 공방 문을 엽니다. 그 외 시간은 작업에 몰두하는데…, 우드버닝은 저에게 ‘행복’입니다.
아내이자 엄마, 그리고 공방 운영자로서 해야 할 일이 많지만, 하루 일정 시간은 반드시 ‘작업을 위한 시간’으로 남겨둡니다. 오롯이 저에게 집중할 수 있는 이 시간이, 저에는 소중한 ‘충전의 시간’이기 때문이에요. 완전히 내게 몰입할 때 비로소 행복을 느끼는데, 우드버닝이 그런 몰입감을 가능하게 해주기에 저에게 우드버닝은 곧 ‘행복’입니다. 이런 시간이 있어서 강의도 지치지 않고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전해진다.
공방에는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분들께서 많이 오시는데, 그래서 배울 점이 많습니다. 정형화된 틀에 갇혀 있지 않고, 받아들이는 태도도 훨씬 유연하거든요. 각자의 색이 있고 분명해서 때로는 예상치 못한 표현들이 나오기도 해요. 수강생분들께서 가끔 가르쳐준 방식과 다르게 작업해 당황하실 때가 있는데, 저는 그런 작업에서 오히려 힌트를 얻어 제 작품으로 발전시키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수강생분께서 의도치 않게 과하게 태운 작품에서 “아, 이 정도로 태우면 오히려 효과가 극대화되는구나!” 하고 새로운 감각을 발견한 적도 있습니다.
‘가르친다는 일’은 결국, 저에게 또 다른 ‘배움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작품활동만 하거나 가르치기만 했다면, 지금처럼 두 가지 일을 오래도록 이어가지 못했을 겁니다.
김고은 작가
이메일 주소 kkes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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